LG필립스의 중국 후난성 창사공장은 며칠 전 창사시로부터 큰 상을 받았다. 지난해 9천8백만달러어치 TV 및 모니터용 브라운관을 해외시장에 내다팔아 수출 1위에 올라 1백만위안(1억5천만원)의 상금을 준 것이다. 4천4백여개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 셈이다. 창사공장을 운영하는 LG필립스수광은 LG필립스가 지분의 54%,나머지를 중국측 파트너가 보유한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주룽지 총리가 지난 2001년 초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한 곳이다. 흥미로운 건 외자기업에 적지 않은 상금까지 선뜻 내주는 창사시의 '적극성'이다. 창사시는 역내 기업 중 우수한 수출 실적을 올린 기업은 국적을 불문하고 상을 주고 있다. 상금까지 받은 외자기업이 신이 나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은 불문가지다. 일종의 '인센티브'인 것이다. 푸젠성의 샤먼시 등 다른 도시도 이같은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외자기업 우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랴오닝성의 선양시는 아예 오는 5월을 '한국의 달'로 지정키로 했다. 5월 한달 간 현지 한국기업들을 위한 각종 비즈니스 및 교역 촉진과 문화행사를 펼칠 것이라는 게 선양시 측의 설명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 해 7월 '한국의 주'행사를 가진 적이 있는 선양시는 이 기간 중 한국으로부터 1백24개의 투자 프로젝트를 이끌어내 11억2천만달러를 유치할 수 있었다. 2년 전에는 광둥성 후이저우시와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현지법인이 각각 지역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각 지역 특정거리에 회사 이름을 내걸 수 있는 작명권을 줬다. 그래서 생겨난 도로가 LG다다오(大道)와 산싱루(三星路)다. 회사 입장에서는 돈 한푼 안들이고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얻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기업이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상금은 물론 '도로'까지 내주는 지방정부가 있는 중국.노무현 대통령 취임으로 시작된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을 위한 대장정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