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국내 산업과 대외 무역을 총괄하는 부처가 탄생한다. 또 은행감독관리위원회와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신설돼 부실한 은행과 국유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이 진행된다. 중국은 5일 개막하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를 통해 이같은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새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개편의 핵심은 경제부서=정부 조직개편안은 경제부처의 기능 재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9개 부처급 조직을 관장하며 공룡부처로 군림해온 국가경제무역위원회(경무위)를 해체하는 게 눈길을 끈다. 우선 국내 대부분의 산업과 일부 무역업무를 관장해온 경무위와 대외무역경제합작부가 모두 해체되고 이들 부처의 기능을 이어받을 국가상업부가 신설된다. 한국의 옛 상공부나 일본의 경제산업성과 유사한 조직이다. 국가상업부의 신설로 덤핑수입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덤핑수출이라고 공격받는 데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은행의 관리감독 기능을 떼내 별도의 위원회가 신설된다. 신설될 은행감독관리위는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 및 외자은행의 중국진출에 대한 업무까지 총괄할 예정으로 중국 4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류밍캉 행장이 위원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과도체제의 지도부=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 총리, 국가군사위주석, 각부 부장(장관) 등 새 내각도 선출한다. 최대 관심사는 후진타오 총서기의 권력장악 여부로 홍콩과 해외언론들은 후 총서기가 장쩌민으로부터 국가주석직을 인계받아 당과 국가의 권력 최고위직에 오르지만 완전한 권력장악은 아니고 과도정권의 수반 성격이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10기 전인대에 참가할 2천9백84명의 대표 중 장 주석이 들어가 있어 당 군사위에 이어 국가 군사위 주석도 유임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총리는 원자바오 부총리,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우방궈 부총리,부주석은 쩡칭훙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내정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