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는 `9.11 테러'의 기획 책임자로 알려진 알-카에다 조직원 칼리드 샤이크 모하메드(37)를 체포했다고 1일 발표했다. 라시드 아메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도시 라왈핀디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조직원 3명을 체포했으며 이중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1급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알-카에다 간부 모하메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아메드 장관은 모하메드가 핵심 알-카에다 요원이며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보관리들은 모하메드가 항공기를 납치한 뒤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국방부 건물에 충돌시켜 3천여명을 사망케 한 `9.11 테러'를 배후에서 기획한 인물로 보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모하메드 등 알-카에다 조직원 체포는 미국과 파키스탄 당국간 협력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의 한 고위 보안 관리는 "모하메드는 알-카에다 조직 구조 전체를 잘알고 있을 것이며 그의 체포는 현재 남아있는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근간을 와해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는 체포뒤 미국 요원들에게 신병이 인계됐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 검거된 테러조직 요원들을 미국에 넘겨왔던 파키스탄의 관례로 볼때 모하메드는 미국측에 신병이 인도된 뒤 국외로 이송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하메드와 함께 체포된 인물들은 파키스탄내 테러조직의 일원인 파키스탄 국적의 아메드 압둘 카두스(42)와 중동국가 출신 남자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과 미국 정보요원들은 1주일전 파키스탄 남서부 퀘타 지역에서 전개한 검거 작전에서 그를 놓친 뒤 관련 정보를 입수, 라왈핀디까지 추적해왔다. 카두스의 가족들은 1일 새벽 3시께 경찰이 집을 급습, 혼자 있던 카두스를 연행해갔다고 주장했으나 파키스탄 정부 관리들은 모하메드가 같은 검거 작전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모하메드는 지난 95년 동남아국가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민간여객기 11대를 폭파하기위한 음모를 꾸민 혐의로 96년 기소됐으며, 2천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는알-카에다의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의 검거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의 중요한 성공이라며 환영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날 새벽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콘돌리자 라이스국가안보담당 보좌관으로부터 모하메드의 검거 소식을 듣고 "환상적이다"라며 환호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모하메드의 체포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이는 알-카에다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짐 윌킨슨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도 "이는 오늘의 위대한 승리이나, 테러와의 전쟁은 내일도 계속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슬라마바드.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