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힌 이라크의 정권 교체는 실현될 가능성도 거의 없지만 설사 사담 후세인대통령의 하야나 쿠데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뉴욕 타임스가 1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후세인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외국인 통치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이라크인들의 자존심을 감안할 때 후세인 대통령의 자진 하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쿠데타의 경우도 과거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후세인 대통령 스스로도 하야 문제를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적은 전혀 없었다.다만 최근 이라크 영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은 전설상의 이라크 국왕길가메시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는 통치권을 포기하고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원로원이 국가를 이끌도록 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이라크에서는 후세인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바트당의 독재체제하에서 억압받았던 주민들이 복수를 시도하려 할 것이고 쿠르드족과아랍족,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등의 갈등이 폭발해 엄청난 혼란과 분쟁이 초래될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국방대학원의 주디스 야페 연구원은 "이라크 정권 교체 후 유혈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구체적인 양상은 그 직후 법과 질서가 얼마나 유지될 수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트당 지배체제가 갑자기 붕괴하면서 유혈분쟁의 악순환이 초래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91년 걸프전 때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를 끝까지 몰아붙이지 못한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밖에도 어떤 요건을 갖춰야 `정권 교체'라고 할 수 있을지에서부터 전쟁에서패하지 않은 새 정권이 대량파괴무기를 파괴할 것인지와 옛정권에 물들지 않은 민주적 지도자의 등장은 가능할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이라크 정권 교체와 관련해 제기될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자진 하야할 경우 측근들이나 차남 쿠사이에게 정권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미국 의회조사국의 최근 보고서는 이자트 이브라힘 혁명지도평의회 부의장, 타하 야신 라마단 수석부통령 등을 승계 후보자로지목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측근 그룹에서 후계자가 나오는 `정권 교체'를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미국 관리들이 전범재판 대상이라고 밝힌 이른바 `더러운 12인'에는 쿠사이와 이르바라힘 부의장, 라마단 부통령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