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1일 사거리 허용한도를 초과하는 `알-사무드 2' 미사일 4기를 파기하고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인터뷰재개를 허용했다.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핵심 요구사항 2개를 수용함에 따라 다음주 유엔사찰단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이라크 사찰 결과 보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유엔 사찰단이 파기할 것을 명령한 `알-사무드 2'미사일 해체 작업을 시작했으며 나머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폐기 일정에 대해서도 유엔과 합의를 보았다고 이라크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오달 알-타이에 대변인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30㎞떨어진 알-타지 지역에서 미사일 파기 작업이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우에키 히로 유엔 사찰단 대변인은 사찰단이 파기 작업을 감독하기 위해 알-타지로 출발했다면서 "미사일 파기작업이 완료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가 미사일 파괴를 수용한 데 대해 "이는 진정한 무장해제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조치"라고 치하했다. 유엔 사찰단은 `알-사무드 2' 미사일 사거리가 유엔의 허용한도(150㎞)를 초과한 점을 들어 이 미사일의 로켓과 모든 부품, 연료, 디자인 시스템 등을 파기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알-타이에 대변인은 사찰단의 데미트리우스 페리코스 부단장이 이날 오전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과학고문인 아메르 알-사디 중장을 만나 파기 장소와 방법, 우선 순위 등을 논의했으며 향후 수일간의 작업 계획과 일정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 사찰단이 알 라쉬드 회사에서 고체 연료를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주형을 압수했으며 2일 이를 파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공보부의 한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 파기는 전체 미사일 시스템을 해체하는 과정의 첫번째 조치라고 전했다. 우에키 사찰단 대변인은 이날 사찰요원들이 이라크 생물학 무기 전문가와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라크가 미사일을 파기하고 과학자에 대한 인터뷰를 허용하는 등 무기사찰이 중대한 진전을 보이면서 블릭스 단장이 안보리 보고에서 이라크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은 이날 이라크의 미사일 파기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라크가 사찰단에 대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해제과정의 중대한 진전"이라고 말하고 "이는 유엔 사찰이 성과를 얻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의 이 같은 조치가 거짓으로 포장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후세인의 축출만이 미국의 군사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기만전술의 일환으로알-사무드 2 미사일을 파기할 것이라고 항상 예견해 왔다"면서 후세인의 국외 추방과 완전한 무장 해제의 수준에 못미치는 어떠한 조치도 미국의 공격을 멈추게 하지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워싱턴.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