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영합은 패배를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국은 '햇볕정책'의 결딴난 조각들을 냉정히 쓸어 버리고 북한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21일 재미 정치학자가주장했다.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이성윤 교수(국제정치ㆍ한국사)는 이날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기고한 '온정은 그만: 북은 위협이다(Turn Off the Goodwill: The North Is a Threat)' 제하의 글에서 다음 주 초 퇴임할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해 온 햇볕정책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핵 개발 파문이 세계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한국도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전 500만달러를 평양에 비밀리에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문에 휩쓸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김 대통령이 "국익을 감안한 일종의 정치적 결정이었다"고호소했으나 발상 자체가 잘못되고 무모한 정책이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오늘날의 한반도는 빛과 어둠, 번영과 빈곤, 구시대적 민족주의 정서가 드리운 비정상적인세계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햇볕정책의 열성적인 주창자들은 평화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말하지만한반도 평화는 햇볕으로 인한 평양의 갑작스런 변화가 아니라 과거 50년간 계속된미국의 방위 협력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인을 말한다(The Koreans)'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겸 홍보컨설턴트 마이클 브린 씨는 '어느 지도자의 음지(A Leader's Un-Sunny Side)' 제하의 별도 칼럼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을 아시아 금융위기를 극복한 첫번째 국가로 이끌고 세계제1의 정보통신망 구축, 여성 및 소비자 권리 향상, 환경운동 활성화 등으로 나라밖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경제개혁 차질과 의료보험, 교육개혁 실패, 대북비밀송금 등으로 정작 국내에서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