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는 군용기의 영공통과를 허용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아쉴르 카사노바 정부대변인은 19일 각의가 끝난 뒤 스위스 영공개방은 인도적지원을 위한 운항에 제한될 것이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제2차 결의를 통해 무력사용을 승인할 경우에는 사안별로 영공통과 허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 군용기의 영공통과 불허 결정은 스위스의 중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스위스는 지난 99년 유고내전 당시에도 중립성 원칙에 따라 미국이 주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의 영공통과를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기민당은 스위스가 유엔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중도우파인 급진당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유엔의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우파인 국민당과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유엔의 2차 결의와 무관하게 비행금지 구역을 곧바로 선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