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전 미국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6대의 마이크로폰(녹음기)을 설치하는 숙명적인 결정을 했을 때 어떤 불순한 목적도 갖고 있지 않았고 다만 역사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그의 옛 보좌관이 16일 밝혔다. 알렉산더 버터필드 보좌관은 이날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도서박물관에서 열린`대통령 녹음테이프' 관련 회의에 참석, "그것은 단순히 역사를 위해서 한 일"이라면서 "그(닉슨)는 정말 역사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대화 녹음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당시 시작됐으나 버터필드보좌관이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의회조사위원회에서 닉슨이 대통령집무실과 각료사무실에서 대화를 녹음했다고 증언함으로써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1971년 미 백악관 경호실(Secret Service)이 설치했던 닉슨대통령의 녹음시스템은 결국 그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버터필드 보좌관은 "우리는 녹음테이프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의 능력에 감탄했다"면서 그가 정말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 말도 실제로는 그가 말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닉슨대통령이 너무나 재치가 없어서 이 녹음시스템을 자기 마음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면서 닉슨이 집무실에 들어올 때 보좌관들과 경호실이 녹음시스템을가동시겼다고 회고했다. 버터필드는 "만일 닉슨이 녹음 버턴을 누를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닉슨을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1974년 닉슨대통령이 사임한 후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집무실의 마이크로폰을 없앴다. (보스턴 A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