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둘러싼 미국과 프랑스의 설전은 '문명충돌', 즉 미국과 가장 오랜 맹방 프랑스간 전 세계적야망 충돌이었다고 1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1면 분석기사에서 전날 이라크 제2차무기사찰 보고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의 언쟁을'문명충돌'이라고 전하고 오래전부터 우려돼 온 유대-서방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간격돌이 아니라 맹방간 설전이 전개됐음에 초점을 맞췄다. LA 타임스는 또 드 빌팽 장관이 미국이 지나치게 전쟁을 고집하고 있음을 빗대"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나 파월 미 국무장관은프랑스를 겨냥, "(스스로의) 의무를 승인하길 원치않는 일부 이사국들이 있다"고 꼬집는 등 이라크 무장해제 방법에만 의견 불일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외정책 기본원칙에서도 충돌이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프랑스의 대립에 학자들은 향후 계속돼 미ㆍ유럽 분열은 결국 미 행정부의 입지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수적 외교정책 전문가인 로버트 케이건은 "이는 계속되고있는 사실이다. 미국은 화성에서, 유럽인들은 금성에서 온 이들"이라며 양측의 시각차가 뚜렷하다고 지적하고 그 밑바탕에는 미국은 세계 각지의 문제를 풀기위해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하려하고 있지만 유럽은 그렇지않아 무력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건은 또 "미국은 일반적으로 힘이 뒷받침이 되는 외교개념에 익숙해왔지만유럽에서는 점차 이질적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프랑스는 특히 이라크에 대한 시한을 가정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학자들은 게다가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특히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무력사용을 저지, 이라크 사태를 통해 프랑스가 세계무대에서 새로운 강대국 역할을 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한편 케이건 연구원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이 정당화될 수 없고 전쟁을 피할수 있는 방안은 사찰 연장을 통한 이라크 무장해제라는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의발언에 대해 "프랑스는 유럽의 정신(soul)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