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관영 일간지 알-아크바르는 14일 독일과 프랑스가 제안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 연장안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신문은 이라크 위기를 푸는 최선책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공격이 아니라 14일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독일-프랑스 제안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크바르는 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국인들에 대한 전세계의 분노가 고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미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크바르의 보도는 미국의 개전 여부를 결정할 유엔사찰단의 2차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독일-프랑스 제안에 대한 이집트 언론의 첫 공개 지지 표명이다. 아크바르는 알-아흐람과 함께 이집트의 양대 유력 일간지로 정부 소유 신문이다. 이집트 정부는 최근들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주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미니 아랍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단 이라크를 공격하겠다고 결정한다면 아랍 국가들이 이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랍 국가들은 오는 16일 카이로에서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내달 초로 예정된 아랍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