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이 기업 경영진에 매기는 신뢰도 지수는 소방관에 대한 신뢰도의 7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 전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반면 자기 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근로자들의 신뢰는 위기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여론조사 기관 `플래닛피드백'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사회를 구성하는 한 그룹이라는 개념에서 기업 지도자층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경기가 비교적 괜찮던 2000년의 28%에서 최근에는 13%로 곤두박질했다고 전했다. 이는 더 이상 낮춰지기 힘든 수치로, 통상 미국민이 CEO보다 소방관에게 7배나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 기관 `갠츠윌리'에 따르면 자기 회사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꾸준히 36%선을 유지했다. 자기 회사 CEO 신뢰도는 10년 전 불황 당시 31%로 떨어졌다가 9.11 테러 직후 41%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초 엔론.월드컴 등 대기업 연쇄 회계부정 사건과 대량해고, 주가폭락 등으로 인해 CEO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근로자 6천3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중 43%가 자기가 속한 회사의 CEO를 믿는다고 답했다. 의료회사 헬스다이얼로그의 조지 베넷 CEO는 이번 조사에 대해 "비록 43%가 CEO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중 절반 이상이 경영진을 불신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근로자들은 경영진을 싫어하는 정서 속에서도 왜 유독 자기 회사 CEO만 믿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USA 투데이는 지적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하스 경영대학원의 톰 캠벨 학장은 이에 대해 "정치인이나 학교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은 대개 정치인을 혐오하지만 자기 지역구 의원은 비교적 신뢰하고, 공립학교도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다닌 학교는 좋아하는 식의 모순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