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테이프가 11일 미국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이라크의 사찰협조 등으로 오름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대미항전을 촉구하는 빈 라덴의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유가도 하루만에 배럴당 3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빈 라덴 '대미항전'촉구=빈 라덴은 11일 밤 카타르의 알자지라방송이 공개한 육성 녹음테이프를 통해 "십자군들이 이슬람 수도인 바그다드를 재점령하려 한다"며 "전세계 이슬람 신자들은 미국에 적극 항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라크공격에 협력하는 자들은 모두 이슬람의 적"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의 육성이 공개되기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빈 라덴의 녹음테이프는 알 카에다 조직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최고위 관계자도 "녹음된 메시지는 빈 라덴의 육성"이라며 "그의 메시지는 테러동맹의 급증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줄기차게 '후세인-알 카에다 연계설'을 주장해온 미국은 대이라크 압박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급등-주가·달러가치 하락=빈 라덴의 '대미항전'촉구로 미전역에 테러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융 및 원자재시장이 크게 동요했다.


뉴욕증시는 빈 라덴의 테이프가 공개된 직후 하락세로 반전돼 다우는 0.97%,나스닥은 0.09% 하락한 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달러가치도 뉴욕시장에서 엔 및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떨어졌다.


빈 라덴 육성테이프 공개로 미국의 대이라크 압박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3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96센트(2.8%) 오른 35.44달러에 마감,26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최근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는 알루미늄 구리 등 원자재가격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전문가들은 테러불안감 고조와 함께 이라크가 독일 프랑스의 '유엔평화유지 주둔안'을 거부한 것도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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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라덴 '시장쇼크' ]


<>뉴욕증시, 상승출발서 하락 마감

<>달러가치 약세반전

<>유가, 2년여만의 최고치 급등

<>알루미늄등 원자재가격 지속 상승

<>美 테러경계 '엘로'에서 '오렌지'로 상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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