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11일 북한 핵사태와 관련, "집중적인 고위 수준의 개입정책(high-level engagement)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협상(grand bargain)을 제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NBC 텔레비전의 대담프로인 `투데이'에 출연,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협상을 전개한 재임 시절과 최근 상황을 비교하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일괄타결안을 제시한다면 우리도 그들에게 모든 현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에게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가 중단시킨 (핵)발전소로부터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만일 그들이 그렇게 했다면 그들은 아마 지금까지 (핵무기) 100기는 보유했을 것"이라고 말해 제네바기본합의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한 공로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언급은 제네바 합의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을 갖고 있으면서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대화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비판한 것으로풀이된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않고 장거리 미사일을 이란과 이라크 등에 팔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해 식량과 에너지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과 한국, 일본 등 인근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는 물론 "미국은 불가침조약과 함께 북한의 존재에 대한 인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은 빅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불장난"을 하도록 내버려둘수도 없고, 북한이 전세계를 상대로 폭탄장사를 하게 해서도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이 제안한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북한이 미국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 군사적 방안 등 다른 강경 대안이 있음을 알게 되면 더욱 협상안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유의 화려한 달변을 뽐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재임중 "(오사마) 빈라덴을 잡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백악관시절의 회고와 아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향후 대선출마 전망 등도 내놓았다. ▲빈라덴에 대한 후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일단 당시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을 변명했다. 그러면서 "재임중 마지막 3년간 5일중 4일은 빈라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해 당시에도 빈라덴 제거문제가 현안이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내게 군 배치권이나 공중권이 있었다면 아프가니스탄에 쳐들어가 빈 라덴을 잡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권한이 없어 대신 정보를 총동원, 빈라덴이 있다고 추정되는 곳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미있게도 지금에와서 당시 내가 더 많은 일을 해야했다고 지적한 사람들이 당시에는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한다고 조롱했었다"고 세태의 변화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은 현재 부시 행정부가 사담 후세인에 대해 집착한 것만큼 빈라덴에 집착했었다고 설명하기도했다. 현재 세계 제1의 안보문제로 떠오른 빈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문제를 강조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9월12일(`9.11테러' 다음달) 빈라덴을 잡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전했다. 또 더많은 미국민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지 못한 것도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부인 힐러리에 대한 평가= 그는 부인이자 현 상원의원으로 민주당 잠재적 대선주자로 부상한 힐러리여사에 대해 "현재의 정치세계에서 그녀보다 능력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나를 포함해서.."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자신의 대통령 재임시절 8년과 주지사 경력을 포함해 12년간을 주요 행정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상원의원으로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는 힐러리 여사가 "용기와 지성,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감"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어떤 일이든 할 수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녀는 내가 가지지 못한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어 "그녀가 대통령에 진짜로 출마할 지 여부에 대해 알 수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그녀는 무슨 일이든 맡으면 뛰어난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역사의 평가=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이 새로운 세기로 진입하는 시기에 미국을 주도한 역할을 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날밤까지 일에 열중했었다고 회고했다. 임기말까지 중동평화회담을 끝내기위해 동분서주했기 때문에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마지막날까지 고향인 아칸소는 물론 뉴욕과 워싱턴의 새로운 집에 짐을 보내는 일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재임 8년동안 백악관 후원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면서 "대통령으로서 이런 위대한 곳에서 살고, 일하게 해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