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이 실패했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대화로써 현 사태를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핵확산 전문가인 존 B. 월프스탈 미국 카네기 재단 상임연구원은 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문을 통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북한과 대결하고 고립시키려는 '실패한 정책'을 포기하고 대신에 협상을 통한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프스탈 연구원은 현 사태의 책임은 물론 북한에 있지만 지금 상황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긴장을 활용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북한이 원하는 바로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원칙에만 입각해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측의 공갈에 대한 미국의 혐오는 이해할만 하지만 중대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때때로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소한 북한의 핵무기 생산 개시를 막으려면 미국은 북한의 핵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대화를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의 위기가 1994년에 불거진 북핵 사태와 유사하다면서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한국에 병력을 증강시키는 등 방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화를 제의하는 균형잡힌 접근으로 북측이 먼저 신호를 보내게 만들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 부시 행정부는 당시와 유사한 전략을 추구할 능력을 결여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대결적인 접근과 강경한 수사로 한국과 일본 등 이 지역 우방의 신뢰를 거의 얻고 있지 못하다고 월프스탈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대결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협상을 추구하던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북한이 차기 핵 무장국이 되는 것을 지켜보든지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월프스탈 연구원은 대통령들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을 싫어하게 마련이지만 부시 대통령은 국토안보부의 창설과 아프가니스탄 국가 수립 등에서 처음의 노선을 변경한 전례가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강경론자들은 자신들의 원칙과 수사에만 얽매여 있지말고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