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녹음테이프와 사진, 그래픽을 동원한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은닉 증거들을 공개하고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약 90분간 진행된 파월 장관의 안보리 프레젠테이션 요지. ▲증거의 출처 여기서 제시하는 자료는 (미국과 해외의) 다양한 소스들에서 나온 것이다. 일부는 전화통화 감청, 위성사진 등 기술적인 것이며 나머지는 사담 후세인이 진의(眞意)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로부터 나왔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은닉 이라크의 행동과 확인된 사실(fact)들은 후세인과 그 정권이 더 많은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려는 노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화 감청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사령부의 한 장교는 지난달 30일 현장 지휘관에게 "우리는 어제 폐기 지역, 방치된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을 완벽하게 치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에 포함된 내용을 수행한 뒤 즉시 메시지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라크가 모든 것들을 숨기고 뒤에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가동하고 있는 `은닉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라크 정부 관리들과 집권 바트당 관계자 및 과학자들이 금지물품들을 개인 주택에 보관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라크 정보기관 요원들은 군사 및 과학시설들에 있었던 다른 중요 서류들을 차량에 싣고 시골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과학자들에 대한 위협 후세인은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민감한 정보를 사찰단에 유출할 경우 자신들은 물론 가족들이 `중대한 결과'를 맞을 것임을 경고했다. 과학자들에게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문서에 서명하도록 했고 출국에 동의하지 말도록 협박했다. ▲화학무기 이라크는 불법화학무기 시설의 핵심 부문을 합법적 민간시설 속에 잠입시켰다. 전문가들도 판별이 불가능한 이 시설들은 합법적인 생산활동을 통해 불법무기를 생산할 수도 있으며 최소한의 자금 투입으로도 순식간에 군사용으로 또는 민수용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이라크는 현재 100~500t의 화학작용제를 생산할 수 있다. ▲생물무기 이라크가 이동식 생물무기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는 다량의 정보가 있다. 이 공장들은 일반 트럭 또는 철도 차량으로 은폐돼 수천㎞에 이르는 고속도로나 철로 위를 이동할 수 있고 지하 터널, 벙커 등에 숨겨질 수 있다. 이라크 정권은 또한 치명적인 생물작용제를 수도나 공기를 통해 광범위한 지역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놓고 잇다. ▲핵무기 후세인은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심부품 두 세 가지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폭탄 디자인을 이미 갖고 있고 전문기술을 갖춘 핵심 과학자들도 준비돼 있다. 후세인은 유엔의 사찰이 재개된 이후에도 11개국으로부터 핵폭탄 핵심부품인 알루미늄 튜브 획득을 시도하는 등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무인항공기(UAE) 이라크는 12년 이상 다양한 UAV를 개발해 왔다. 지금은 화학.생물무기 확산에 적합한 소형 UAV를 개발, 실험하고 있다. ▲알카에다와 연계 이라크와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간의 `사악한 연계'가 있다. 오사마 빈 라덴과 그 부하들에게 협력하고 있는 아부 무사브 자르카위가 이끄는 테러조직이 이라크에체류하고 있다. 90년대 말에서 2001년까지 파키스탄 주재 이라크 대사관은 알카에다의 연락사무소로 이용됐다. ▲유엔 결의 1441호 위반 우리는 이라크에 단 한 번의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 유엔 결의 1441호를 통과시켰다. 이라크는 그러나 이를 마지막 기회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더 심각한 위반을 함으로써 `중대 결과'에 직면할 날을 향해 다가 가고 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이제 충분하다"고 말할 때까지 얼마나 더 오래 이라크의 비협조를 참아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