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이미 9년전에 컬럼비아호의 날개 아래쪽이 매우 취약하며 이륙시 이곳에 동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충돌할 경우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는 주장이 4일 제기됐다. NASA는 이 같은 경고가 있은 직후 동체 외부에서 발포 단열재(foam insultation)나 얼음조각이 떨어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부 비행규칙을 고치고 동체의 재료를바꾸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컬럼비아호에 대해 정밀점검을 실시했던 카네기멜론대학 공학부의 폴 피시베크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피시베크는 "날개 아래에는 매우 중요한 타일들이 있다. 이 타일들을 잃게 되면우주왕복선 전체를 상실하게 된다"면서 NASA가 9년전부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NASA 대변인은 이런 주장을 확인해줄 만한 사람이 없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승무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컬럼비아호 폭발사고의 원인은 왼쪽 날개 아래쪽에받은 충격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NASA도 이 부문에 조사를집중하고 있다. 피시베크와 스탠퍼드대학의 한 연구원은 94년 50회의 비행을 마친 컬럼비아호에초래된 손상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였으며 당시 한 번 이륙할 때 마다 평균 25개의타일에 최소 2.5㎝ 크기의 손상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시베크는 위험 분석 결과, 컬럼비아호 선실의 바로 아래쪽이자 동체에 인접한양쪽 날개 밑이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같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어느 타일에 가장 많은 파편이 충돌하는가▲어느 타일이 대기권 재진입시 가장 많은 열을 받는가 ▲어느 타일이 가장 치명적인 시스템을 보호하고 있는가 등 3가지 사안을 고려했다. 컬럼비아호의 왼쪽 날개 아래 어느 부분에 파편이 맞았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폭발이 있기 직전 동체에 인접한 왼쪽 날개 랜딩기어 주변과 동체 왼쪽 부분 자체에서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피시베크는 당시 정밀점검 보고서를 제출받은 NASA가 추진 로켓 상단부의 발포단열재를 교체하고 이륙 이전에 연료탱크 위에 얼음이 적게 발생하도록 하는 등 "우리 의견의 상당부분을 진심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호의 연료탱크에는 초저온 액화수소와 산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표면에 결빙현상이 일어난다. 사고조사단은 무게 1㎏, 길이 51㎝의 발포 단열재가 이륙 당시 외부 연료탱크에서 떨어져나와 왼쪽 날개 아래에 부딪치면서 타일에 손상을 초래해 컬럼비아호를 폭발케 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시베크는 보고서에서 1981년부터 1992년까지 실시된 50회의 비행 과정에서 컬럼비아호는 비행 한 차례당 최소 3개에서 최대 150개의 타일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조사됐다고 밝혔다. 발포 단열재와 타일은 컬럼비아호의 첫 비행 당시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는데, NASA 기술자였던 그레고리 캐터닉에 따르면 환경보호를 위해 NASA가 발포제로 프레온가스 사용을 중단했던 지난 1997년 발포 단열재의 결합력이 약해지면서 이륙 도중마구 떨어져 나가 컬럼비아호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휴스턴 AP=연합뉴스)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