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추진해온 상원 개혁이 벽에 부딪혔다. 영국 하원은 이날 밤 블레어 총리가 제안한 다수의 상원 개혁안을 표결에 부쳐모두 부결처리했다. 하원은 이날 상원의원 전원을 임명제로 변경하는 개혁안을 찬성 323표, 반대 245표로 부결시켰다. 특히 이 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진 179명의 노동당 소속 의원중에는 블레어 내각의 각료도 4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원은 상원의원 임명제를 찬성 335표, 반대 110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한 바 있다. 하원은 또 상원 폐지안을 390표 대 172표로 부결시키는 한편 상원의원 전원을선출직으로 채우는 방안도 289표 대 272표로 거부했다. 이와 함께 80%는 선출직으로 하고 20%는 임명직으로 하는 방안은 찬성 284표,반대 281표의 근소한 표차로 하원 통과에 실패했으며, 선출직 60%와 임명직 40%의절충안도 찬성 316표, 반대 153표로 부결됐다.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이번 결과는 하원에서 상원 개혁안에 대해 전혀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상.하원 투표결과를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합동 위원회에 부과된 과제"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1997년 총리 취임이후 상원 개혁을 역점과제의 하나로 추진해 왔으며, 이번 개혁안도 이런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특히 집권 1기 당시 상원 민주화를 주장하며 세습직 상원의원을대거 폐지하고 자신이 임명한 의원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