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이라크를 이끌 후임자를 이미 낙점해 놓은 상태라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는 전직 이라크 외교관 모하메드 알-자비리의말을 인용, 후세인의 후계자로 선택된 인물은 반체제단체인 이라크국민회의(INC)를 이끌고 있는 아흐메드 찰라비 의장이라고 전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 정부와 이라크 반체제단체간 회담에 참석후 호주로 돌아온 알-자비리는 백악관이 찰라비 의장을 후세인 축출이후 이라크 과도정부를 이끌인사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알-자비리는 지난달 찰라비 의장과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설명하면서 "그는 내게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승인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찰라비 의장은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를 비롯한 주요 반체제단체 및 이란 정부와 회담을 벌였다고 알-자비리는 설명했다. 올해 58세인 찰라비 의장은 이라크 재력가의 자손으로, 11세때 이라크를 떠나 영국과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수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1996년 수백명의 인명 손실을 야기한 채 실패로 끝난후세인에 대한 반란을 주도했으며, 그 대가로 요르단에서 궐석재판에 회부돼 22년간의 강제노동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찰라비 의장은 오는 15일 후세인 축출이후 이라크 지도 체제를 논의하는 반체제단체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살라-후딘으로이동했다. 진보적 자유주의자로 알려진 찰라비 의장은 이라크 망명 지도자들 사이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의 회담 과정에서 자신이 이라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약속을 이끌어낸 점은 그에 대한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큰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분석가들은 이라크 반체제단체들이 분열돼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는 힘들 것이며, 이는 미국이 질서유지를 위해 이라크를 1년 이상 점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