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4일 밤 영국 채널4 TV가 방영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알-카에다와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가 알-카에다와 관계가 있다면 이를 시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지난주 바그다드를 방문한 토니 벤(77) 전 영국 하원의원과의 이 인터뷰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 관련 증거를 제시하기에 하루 앞서 방영됐다. 인터뷰는 지난 2일 바그다드의 대통령궁에서 녹화됐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어 이라크는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1441호)상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직 한가지 진실만이 있으며 따라서 나는 이전에 여러차례 말했듯이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말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이 무기들은 주머니속에 숨길 수 있는 소형 알약"이 아니라면서 "이것은 대량파괴무기이며, 이라크가 이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유엔 사찰단)이 이러한 진실에 도달하도록 돕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된다"면서 "문제는 다른 측이 이 진실에 이르길 원하는지 아니면 공격을 위한 구실을 찾길 원하는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가 안보리 결의 이행을 반대할 때 이는 이라크가 대치국면으로 밀어부치길 희망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이라크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지역 석유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비난하고 "따라서 이라크 파괴가 석유 통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면서 "이러한 적의는 현 미국 행정부의 특징이며 세계 석유를 통제하고 패권을 확산시키려는 희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널 4 TV는 "심지어 서방 국민들이 '매우 싫어하는(anathema)' 사람의 목소리도 우리가 전쟁에 돌입할지에 대한 논쟁의 일부로서 들려져야 한다"며 방송이유를 설명했다. 또 지난 2일 후세인 대통령과 2시간가량 면담한 벤 전 의원은 자신이 이라크 정부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반전운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1990년에도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후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후세인대통령을 만났었다. (런던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