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할 경우, 이를 지지하는 쪽으로 정부내 입장 조정작업에 착수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미.일 동맹을 중시한다는 입장에서 `이해'보다 한발짝 더 나아간`지지'를 표명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외무성의 이런 태도는 대량파괴무기 확산저지를 위한 대이라크 공격이 일본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상 제약으로 직접 공격에 참가할 수 없는 만큼,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표명으로 미국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측은 유엔 안보리의 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일본 국내에서도 이라크 공격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이런 여론의 흐름을 잘못 읽고 섣불리 지지를 선언할 경우에는 정권운용에 중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일본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무력행사가 단행된다면 `지지'를 표명하는 쪽으로 정부내 의견을 일단 정리해 놓되, 최종판단은 국제여론의 향배를 봐가며 결정한다는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