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상 최대인 3천70억달러의 적자를 포함하는 2조2천300억달러 규모의 2004회계연도 예산안을 확정해 3일의회에 제출했다. 부시는 의회 승인시 오는 10월 1일 발효되는 2004회계연도 예산안이 ▲테러 방지 ▲미국 보호 ▲장기성장 촉진이란 3가지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는 2004회계연도 예산안을 미국이 올해 2.9% 성장하고 내년의 경우국내총생산(GDP) 성장이 3.6%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자 증가율은 4% 수준으로 묶어 2003회계연도의 9% 증가에 크게 못미치게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992회계연도에 재정적자가 기록적인 3천240억달러였으며 현재 발효중인 2003회계연도의 경우 적자가 3천40억달러 정도다. 2002회계연도는 재정적자가 현 회계연도의 절반 가량이었다. 2004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이처럼 급증하는데는 2004-2013년회계연도중 모두 1조3천억달러의 세금을 감면키로 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는 얼마전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에 초점을 맞춰 향후 10년간 6천740억달러를 투입키로 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민주당 등은 부시의 감세 정책이 의료.복지.교육 등 사회 부문의 대폭적인 지원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감세폭을 대폭 줄이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이와 관련해 상원 예산위원회의 민주당 중진 켄트 콘라드 의원은 "부시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5조6천억달러의 재정 흑자가 예상되던 것이 오히려 2조달러 가량의 적자로 바뀌게 됐다"면서 이것이 사회부문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없다고 경고했다. 2004회계연도 예산안은 반면 국방 예산의 경우 현 회계연도보다 4% 이상 늘어난3천799억달러를 책정했다. 이는 향후 6년간 미 국방비를 지금보다 3분의 1 가량 늘리려는 장기 방안의 일환이다. 비판론자들은 이같은 방위비 증액이 미 군수업계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면서 특히 록히드 마틴, 보잉, 노스롭 그루먼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관련 대기업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이라크 전비가 계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들은 전쟁이 터질 경우 별도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4회계연도 예산안에 또 국토방위 부문에 413억달러를 책정해 현 회계연도에 비해 33억달러를 증액시켰다. 미연방우주항공국(NASA)의 예산은 3% 증액돼 책정됐다. 소식통들은 NASA 예산증액이 컬럼비아호 사건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따라서 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어떤 손질이 가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04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이밖에 노년층 의료지원 틀인 메디케어를 향후 10년간모두 4천억달러 증액하는 해당 예산이 반영됐으며 백신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퇴치 비용도 증액됐다. 반면 고속도로 건설.보수 비용은 2002회계연도에 비해 10%줄어든 286억달러만 책정됐다. 월가 관계자들은 재정적자 급증에 따라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이미 지난해 11월 발행된 기록적인 400억달러 외에 올 1.4분기에도 상당 액수의 국채가 추가 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 국채는 3일 2012년 11월 만기짜리가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이0.06%포인트 뛴 4.02%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이로써 지난 6일 사이 단 하루를제외하고 상승세가 지속됐다. 노무라 증권 국제부문의 국채 수석딜러인 빈센트 베르테라노는 "미 국채가 더발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지배적"이라면서 따라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루덴셜 증권 관계자는 이것이 채권과 외환시장에도 향후 몇달간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