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 전쟁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기시작한 아랍 지도자들이 범아랍권 대응을 논의할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추진하고있다. 3일 카이로의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랍권 지도자들은 오는 3월24일 바레인에서 열릴 예정인 연례 아랍정상회담을 앞당겨 3월 초 카이로에서 개최하는 문제를논의중이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2일 레바논 방문을 마친뒤 아랍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아랍외무장관 회의를 이달 중순 카이로에 열예정이라고 밝힌 뒤 연례 아랍정상회담에 앞서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연맹의 히샴 유세프 대변인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을 방안들을 논의할아랍정상회담 일정을 잡기위해 `긴밀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은 긴급 회담을 열기보다는 연례 회담을 앞당기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연례 정상회담 개최 예정국인 바레인은 아랍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장소 이전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바레인 관영 BNA통신이 2일 보도했다. 아랍연맹 바레인측 상주대표인 이브라힘 알리 알-마지드도 "차기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아랍 지도자들간에 결정되면 이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 외교관들은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유엔사찰단이 2차 보고서를 안보리에제출하는 14일 이전과 이후 소집 방안을 놓고 의견이 갈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외교관들은 아직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에 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결의 초안에는 이미 대강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결의초안에 따르면 아랍 지도자들은 "전쟁의 파괴적 결과에 대비해아랍국가들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라크가유엔의 대량살상무기 완전 포기 요구를 수용할 시간을 6주일 더 부여하고, 이라크에대해선 유엔결의를 완전 수용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결의 초안에는 그러나 일부 아랍언론이 추측 보도한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망명 요구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세프 아랍연맹 대변인은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망명 압력설과 관련, "우리가간여할 문제가 아니며 이 문제에 우리가 개입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랍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아랍어 일간지 알-하야트는 터키가 이미 후세인 대통령에게 망명을 제의했다가 거부당했다고 3일 보도했다. 아랍 지도자들은 새로운 걸프전쟁이 역내 정치불안을 심화하고 경제난을 가중킬 것으로 우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으며 5일로 예정된 콜린 파월미 국무장관의 유엔안보리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