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비둘기(dove)'에서 '매(hawk)'로 변신했는가.


조지 W 부시 행정부내 대표적 온건주의자로 일컬어지는 파월 장관이 최근 이라크 등 국제문제에 대해 강경노선으로 선회,주목된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월30일자)가 보도했다.


지난 2년간 군사력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입장에서 외교정책을 펴왔던 파월 장관이 최근 들어 흡사 '비둘기가 발톱을 기른(dove has grown claws)' 모습으로 돌변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온건파서 강경파로=파월 장관의 태도 변화는 이라크 문제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1991년 걸프전 당시 합참의장이었던 그는 "이라크로 병력을 파견하기보다는 경제적 제재가 효과적인 전술"이라며 최후의 순간까지 전쟁회피 노력을 보였다.


지난 95년 발간된 자서전에서는 "무력은 미국의 중대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온건주의자로서의 철학을 공개했다.


또 불과 3주전까지만 해도 "이라크 문제는 인내심이 중요하며 유엔 무기사찰단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전후해서는 "국제사회는 강제적으로 이라크의 무장해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해 강경노선으로 입장이 바뀌었음을 암시했다.


그는 "국민 보호를 위해서라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파월의 입' 관심 집중=파월 장관이 강경파로 바뀌게 된 직접적 원인은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좌절감에서 비롯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두 나라가 공개적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비난,행정부내 그의 입지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지난 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스타워즈 프로그램을 지지했던 과거 경력을 들어 파월 장관은 근본적으로 온건주의자가 아니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5일로 예정된 파월 장관의 유엔안보리 연설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은닉과 알 카에다 연계의혹에 대한 증거를 공개하며 대이라크 강경론을 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워싱턴포스트지는 "파월 장관은 이라크 관료들이 대량살상무기를 숨기는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과 관련 대화가 녹음된 감청테이프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그의 발언이 나올 이번 주가 이라크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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