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독일 집권사민당이 2일 니더작센주와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참패했다. 2일 자정(현지시각) 선관위 잠정집계에 따르면 보수 기민당은 니더작센주에서지난 98년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상승한 48.3%를 득표했다. 반면 사민당 득표율은14% 포인트 하락한 33.4%에 그쳤다. 또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중인 녹색당은 10.1%,자민당은 8.1%, 기타 2.6%였다. 이로써 기민당은 슈뢰더 총리의 출신지이자 사민당 아성인 니더작센주에서 13년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자민당은 기민당과 연정을 통해 9년 만에 니더작센 주정부운영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헤센주에서는 현재 주총리인 기민당 롤란트 코흐 후보가 48.3%를 얻어 불과 29.1%의 득표율을 기록한 사민당에 압승을 거뒀다. 사민당 득표율은 1949년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 선거에 비해 9% 포인트 낮은 것이다. 헤센주에서는 녹색당(7.6%)도 역시 자민당(8.1%)에 뒤졌다. 지난해 9.22 총선에서 박빙의 차로 패배한 야당은 이번 지방선거 대승으로 향후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기민.기사당연합은 이번 선거 승리로 상원에서 6석을 추가로 확보해 여당에 비해 41석이 더 많은 의석을 갖게 돼 각종 정책 추진과 법률 제정 과정에서 적녹연정에 힘의 우위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집권당의 지방선거 참패는 지난해 9.22 총선 이후의 재집권 뒤에도실업자가 400만명이 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또 슈뢰더 총리가 선거전에서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하고서도 재집권 뒤 각종 세금을 올리고 사회복지비용을 줄여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민당 지지율은 현재 전후 집권당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있다. 안겔라 메르헬 기민당 당수는 "총리의 거짓 약속으로 우리가 승리하게 됐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며, 이제야 집권당이잘못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헬 당수는 정부가 향후 입장을 제대로수정한다면 반대 입장을 접고 건설적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여유를 부리며 적녹연정에 압박을 가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사무총장은 패배를 시인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개혁정책을계속한다"고 밝혔다. 사민당 소속 볼프강 클레멘트 경제.노동장관은 선거결과를 `재난'이라고 표현하면서 앞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시 상원에서 기민당의 협조를 더 많이 구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