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은 2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후 다시 불안해졌다. 전날 존 스노 미 재무장관 지명자의 '강한 달러' 지지 발언으로 소폭 올랐던 달러가치는 이날 약세로 돌아섰고,일본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달러가치는 이날 도쿄시장에서 엔화에 대해 전날의 달러당 1백18.77엔에서 1백17.96엔으로 떨어졌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전날(유로당 1.0818달러)보다 낮은 1.0862달러에서 움직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재연됐다. 앞서 전날 스노 재무장관 지명자는 상원인준 청문회에서 "강한 달러가 미국에 이익이 된다"며 1995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강한 달러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달러약세와 함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3% 떨어졌다. 도쿄증시는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개장초부터 떨어지긴 했지만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난 오후장 들어 낙폭이 더 커졌다. 홍콩 싱가포르증시도 2% 안팎씩 빠졌다. 국제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25센트 이상 오른 배럴당 32.94~32.98달러에서 움직였다. 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의 이같은 움직임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시장에 불확실성만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대이라크 공격시점은 물론 공격여부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확실한 방향'을 기대했던 시장을 오히려 혼란속으로 빠뜨렸다. UBS워버그증권의 환율전략가 나오미 핑크는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금도 덜어내지 못했다"며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조만간 유로당 1.10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