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총리가 이끄는 극우 리쿠드당이28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크네세트(의회) 전체 120석 가운데 32-36석을 확보,압승을 거뒀다고 이스라엘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TV 방송들은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를 토대로 리쿠드당의 승리를 전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은 17-19석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중동 세속주의 정당인 시누이당이 현재의 6석에서 14-17석으로 의석을늘려 일약 제3 정당으로 부상했다. 반면 정통 유대주의 정당인 샤스당은 현재의 17석에서 줄어든 9-13석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오라 포르데스 크네세트 대변인은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전 8시)께 예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공식 개표 작업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개표윤곽은 29일 오전 중에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식 개표 결과는 30일이나 31일중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방송들의 잠정 개표결과가 확정될 경우 샤론 총리는 임기 4년의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다. 또 샤론 총리의 대(對)팔레스타인 강경노선을 지지하는 우파-종교정당 진영은 전체 67-70석을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패배를 겪은 정당은 좌파계의 메레츠당으로 현재의 10석에서 절반 수준인 5-7석을 얻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요시 사리드 메레츠당 당수는 출구조사가 보도된 직후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7년새 4번째 치러진 총선은 리쿠드당의 승리가 오래전에 예견된데다 팔레스타인과의 유혈분쟁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우경화로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현지 언론들은 투표율이 64-68%로 이스라엘 선거 사상 가장 낮은 기록이라고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원내 진출에 성공한 다른 정당들과 연정구성 접촉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라 제1당 지도자는 선거 후 42일 안에 최소 61석 이상을 규합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샤론 총리는 선거 당일에도 노동당의 연정 합류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암람 미츠나 노동당 당수는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노동당이 끝내 연정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리쿠드당이 우파 종교정당들과 제휴하거나 시누이당을 연정파트너로 끌어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관련, 채널 1-TV는 우파 일색의 연정은 샤론 총리로서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따라서 샤론 총리가 노동당과의 제휴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시누이당과의 제휴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누이당의 요셉 라피드당수는 샤론 총리가 최대 우군인 종교정당들과 결별하고, 또한 노동당이 연정에 합류할 경우에만 동참할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노동당의 거국연정 이탈로 앞당겨진 총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위협과 3년째로 접어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역내 정세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치러졌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