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찰 책임자인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사찰결과를 보고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사찰보고를 위해 유엔 본부로 떠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찰 보고서에는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으며 사찰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29일 안보리를 열어 사찰보고서에 대해 논의한다. 또 31일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간 회담이 열려 이라크 사태에 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찰시한 연장 가능성=미국과 영국은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 내 무기사찰 활동을 마치고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시한을 3월1일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27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 도중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찰기간을 연장하고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사찰단의 의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28일로 예정된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에도 이라크에 대한 선전포고 내용이 빠질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즉각적인 무력 공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블레어 영국 총리도 "무기 사찰단에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줘야한다"고 언급,이같은 관측을 대변했다. 뉴욕타임스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2차 사찰을 벌이는 동안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 의혹을 입증,전쟁명분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기개발 결정적 증거 없어=무기사찰 보고서에는 지난 9일 중간보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의혹에 관한 결정적 증거는 들어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사찰에 대한 이라크의 협조가 미흡했고 규명되지 않은 의문점이 여전히 많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이라크 과학자와 사찰단원간 개별면담에 이라크가 적극 협력하지 않았다는 점과 미국 정찰기 사용을 이라크가 거부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워싱턴포스트지는 유엔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블릭스 위원장은 지난 2개월간 이라크측이 사찰단에 보여준 협력과 관련해 부정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보고했지만 이라크가 무장해제 의무를 위반했다는 미국의 주장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