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은 22일 상호 우호협력조약인 엘리제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유럽연합(EU) 확대, 세계화, 국제분쟁 등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유럽의 '무게 중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오전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이어 양국 각료들과 하원의원들은 각각 합동회의를 열었다. 시라크 대통령과 슈뢰더 총리는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무장해제와평화 수호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이라크 전쟁 저지를 위한 공동의지를 과시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양국이 이라크 위기에 대해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라크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이 시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둘은 이라크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보고 이후에독자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이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양국의 공동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프랑스와 연대해 이라크 전쟁 결의안 거부 입장을 밝혔던 슈뢰더 총리는 "우리는 이라크 위기의 평화 해법을 찾기 위해 최대한 긴밀히 협력할 것을 완전히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각료들은 합동 국무회의를 끝낸 뒤 정치선언을 통해 두 나라가 새로운 유럽건설을 위해 중심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언문은 "프랑스와 독일은 공동의 운명으로 묶여 있고 우리의 공동 미래는 확대, 심화된 유럽연합과 분리될 수 없다"며 "협력국들에 유럽미래에 대한 공동 전망을 제안하고 이 연합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각오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양국은 ▲엘리제조약 체결일인 1월22일을 불-독의 날로 제정 ▲민간교류 확대를 위한 시민법 및 가족법 조정 ▲자국 거주 상대국민에 대한 이중국적 부여▲정기 합동 국무회의 개최 ▲상호 협력 전담 고위직 설치 ▲국제기구에 대한 공동입장 모색 ▲양국 공동 공관 설치 ▲국제 체육행사에 참여할 공동선수 선발 등 민관교류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발표했다. 시라크 대통령과 슈뢰더 총리는 오후 양국 관계의 우여곡절을 상징하는 장소인베르사유 궁전에서 양국 의원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통해 협력 증진을 다짐했으며 의원들도 상대국 의원의 관심분야 위원회 참여 등을 제안했다. 베르사유 궁전은 1871년 불-독 전쟁이 끝난 뒤 독일이 제국을 선언했던 곳이며1919년 1차 대전 후에는 독일이 패전 배상금을 정한 베르사유 조약을 서명했던 장소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