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불.독우호조약체결 40주년을 앞두고 양국 협력 강화를 통해 유럽통합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20일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합의했을 때유럽이 전진했고 그렇지 못했을 때 유럽은 멈추었다"며 양국 협력이 유럽통합운동의추진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미래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구조와 관련해 독일이 연방체제를 선호하는 반면 프랑스는 국가간 협력을 중시하는 등 입장이달랐으나 서로 큰 양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2차대전 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럽통합운동의 '기관차' 역할을 했으나 독일이 통일된 이후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하자 협력관계가 느슨해지면서 유럽통합 주도력을 상실했었다. 시라크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올해 양국 우호조약인 '엘리제조약' 체결 40주년을 맞는 것을 계기로 불.독의 유럽통합운동 주도역할을 복원하려애쓰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 14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EU 기구개혁을 위한 핵심방안의 하나로 집행위원회와 유럽이사회의 의장을 각각 유럽의회와 회원국정상들이 선출해 EU를 '투 톱' 체제로 개편할 것을 공동 제안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EU가 투 톱 체제를 통해 "회원국 확대 이후 점점 많아지고 복잡해질 사안들을 다루는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의 공동 제안은 "모든회원국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엘리제 조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2일과 23일 이틀동안 파리와 베르사유에서 양국 장관, 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고 다양한 기념식을가질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양국이 엘리제조약 연장, 양국 정부내 불.독 협력을 전담할 고위직 신설, 매년 1월22일을 불.독의 날로 제정, 양국의 상대국 언어 학습 지원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