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18일 "이라크는 유엔 무기사찰단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으며우리는 따라서 상황의 심각성을 이라크측에 주지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이라크측의 협조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지막 이라크 방문에 나선 블릭스 위원장은 중간 기착지인 키프로스에 도착, 기자들에게 이렇게 밝히고 이라크가 작년 12월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량살상무기 실태보고서 내용중 많은 부분에서 성실한 답변이 결여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앞서 지난 16일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지도자들을 만난뒤 기자들에게 현재의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면서 "이라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내 생각으로는 이라크가 무기사찰단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이라크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키프로스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합류, 19일 이라크로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집트 관영 알-아흐람지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보유사실을 불식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블릭스 위원장의 발언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전조"라고 비난했다. 알-아흐람은 18일자 사설에서 유엔무기사찰단이 11개의 빈 화학탄두를 발견한 것과 블릭스 위원장의 발언은 진짜 전쟁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블릭스 위원장의 발언은 미국의 입장에 많이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라르나카<키프로스> AP.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