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유엔군축회의(CD) 첫 회기가 오는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 핵문제가 어떤 수준에서 논의될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3월28일까지 10주간 일정으로 열리는 금년도 CD 첫 회기의 당면 과제는 4년째 교착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외기권 군비경쟁 방지 등 실질 현안을 다루기 위한작업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과 유엔무기사찰단의 이라크 화학탄두 발견 등에 관한 66개 회원국이 기조연설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개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군축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만 북핵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막후 대화가 진행중에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주무 국제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첫 회기 CD 의장을 맡고 있는 라케쉬 수드 인도대사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배경설명을 통해 "군축회의는 다자조약을 통한 위기예방에 주력하는 반면에 위기관리는 IAEA와 유엔안보리가 담당한다"고 전제하면서 "북한 핵문제가 이번회의에서 별도의 의제로 채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드 대사는 그러면서도 "남북한을 비롯한 회원국들이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핵문제에 관해서 언급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드 대사는 "이라크 사태와 한반도의 상황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불확실성에 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유엔사찰단의 이라크 화학탄두발견보도를 거론하면서 "국제군축조약의 이행을 강화하는 문제에 관심이 더욱 커질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한 관계자는 북한의 NPT 탈퇴문제는 오는 4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NPT 준비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