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의회가 다음달 퇴임하는 바츨라프 하벨(66) 대통령의 후임자를 선출하는데 실패했다. 의회는 15일 상.하원 특별회의를 소집,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으나 후보로 나선 우파 야당의 바츨라프 클라우스(61) 전 총리와 집권 연정 소속인기독민주연맹(KDU-CDL)의 페트르 피트하르트(62) 상원의장 모두 당선정족수인 의석과반수 이상(141표) 득표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클리우스 전 총리는 1,2차 투표에서 자신이 의장을 지낸 하원(200석)에서 우세를 보였으나 상원(81석)에서 현직 상원 의장인 피트하르트 후보에 밀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종 3차 투표에서 클라우스 전 총리는 113표, 피트하르트 후보는 84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대통령 선출 실패는 281명의 상.하원 의원 가운데 84명이 기권표를 던졌기때문으로 대부분의 기권표는 집권 연정 내 후보단일화 실패에 반발한 CSSD 의원들이던진 것으로 보인다. CSSD는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KDU-CDL 등 2개 중도 정당과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채 야로슬라브 부레스(48) 전 법무장관을 후보로 내보냈으나 1차 투표에서 공산당의 미로슬라브 크리제네츠키 전 군검찰관과 함께 탈락했다. 차기 투표는 2월초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공식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차기 투표에서도 대통령이 선출되지 않으면 헌법에 따라 총리가 하원의장과 함께 권력을 공유하거나 의회가 개헌을 통해 대통령 선출방식을 국민투표로 바꿔야 한다. 한편 다음달 2일 퇴임하는 하벨 대통령은 이날 투표에 앞서 행한 고별연설에서정의를 추구해온 국가의 한 시민으로서 공적인 생활에서 완전히 떠날 수도 없으며떠나기도 원치 않지만 처음으로 공적인 생활에서 떠나게 됐다면서 이번 투표에 긍지를 가지고 현실적으로 임해줄 것을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체코 민주화의 영웅인 하벨 대통령은 임기 5년인 대통령의 3선을 금지하고 있는헌법규정에 따라 이번 선거에 참가하지 못했다. (프라하 AFP.A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