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조사단 150여명이 13일(현지시간) 터키 남부 인시르리크 공군 기지에 도착, 향후 이라크 공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터키내 기지 4곳과 항구 2곳의 군사시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군은 이라크 북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터키내 기지 여러 곳에 총 8만명 규모의 병력을 배치, 이라크 북부를 공격하기 위한 작전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미군 조사단은 압둘라 굴 터키 총리가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등 인접한 중동 각국을 순방하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대책 협의를 가진 뒤하루만에 현지에 도착했다. 당초 미군 조사단은 이미 한달 전부터 입국 허가를 받았으나 조사 활동을 할 수있는 법적 지위와 관련된 논란 때문에 입국이 지연돼 왔다. 미군은 이라크 공격에 대비해 터키의 군사기지에 수백만달러의 재원을 투입, 시설물을 개량할 계획이다. 미군 병력의 터키 배치는 현재 강력한 반대입장을 펴고 있는 터키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결정된다. 터키 정부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미군의 기지 사용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날 굴 총리는 테헤란에서 "중동지역은 앞으로 발발할 전쟁 때문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모두가 이 전쟁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 주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전 국민의 80% 이상이 전쟁에반대한다는 견해를 보였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일단 미군 조사단의 활동을허용했다. 터키 정부 관리들은 전쟁이 가뜩이나 불안한 자국 경제를 황폐하게 하지 않을지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그러나 비록 제한적일 지라도 미군 병력 배치를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탄불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