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이라크 주요 인사들에게 미국정부에대한 협조 및 망명을 권유하는 내용의 e-메일을 대량 발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3일 KOTRA 바그다드무역관의 현지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일께부터 이라크주요 인사들에게 미국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내고 있다. e-메일은 미국에 대한 협조를 권유한 뒤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라크와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는 한편 망명을 희망할 경우 유엔을 접촉하는 구체적 방법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이라크 정보당국의 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라크 국영 인터넷공사는 미국의 메일 발송이 확인된 직후 독점 운영하는 e-메일 사이트를 폐쇄했으며, 인가받지 않은 외국으로부터의 메일 차단에 나섰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일반인은 연간 50달러, 기업체는 75달러를 내면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다이얼업' 방식으로 e-메일을 사용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이라크가 미국발 `협조요청' 메일을 완전 차단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당분간 이용이 힘들어질 전망이라고 KOTRA는 전했다. 이라크에는 KOTRA 무역관을 포함해 4개의 국내기업이 지사나 사무소를 두고있다. KOTRA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바그다드무역관과 정상적으로 e-메일 교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에 비해 상태가 불안하다"며 "유엔과 현지인들에 따르면 미국이 군사공격에 앞서 이라크 지도층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