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비,내달까지 걸프지역에 15만명의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10일 밤 두 차례에 걸쳐 모두 6만2천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명령서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배치명령을 받은 병력에는 수만명의 해병대와 육군 공정보병여단,공군 나이트호크스텔스 전투비행대,레이더 교란 전투비행대 등이 포함됐다. 이에 앞서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달 24일에도 2만5천여 병력의 걸프지역 배치를 명령했다. 최근의 병력배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무장해제 압력을 가하고 그가 불응할 경우 그를 축출시킬 전투병력의 배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영국 터키 등 우방들의 압력으로 인해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2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영국은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나 최근 토니 블레어 총리가 미국의 입장에 비판적인 노동당으로부터 압력을 받으면서 점차 조심스런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도 이라크 남·북부 2개 지역에서 전선을 형성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한 동의를 지연시키고 있어 미국의 공격준비가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내 고위 관계자도 "이라크 사찰단이 아직 결정적 증거를 못찾고 있다"며 "전쟁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변화한 정황을 뒷받침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