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지도자들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가 숨겨놓은 금지된 무기를 찾아낼 수 있도록 시간을더 줘야하며 그때까지 대(對)이라크전 결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관련, 미국의 주요 동맹국 정치지도자들도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인 이라크 무기보고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부시 미 대통령이 대(對)이라크 공격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미국에게 전쟁으로 가는 속도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어 만약 미국이 사찰단에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한다면 전쟁까지는 수개월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수천명의 병력과 전투기, 함대 등을 걸프만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특히 미군 지휘부는 그동안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이라크의 무더운 여름보다는 보다긴 밤시간과 선선한 낮시간의 겨울에 전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국제사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명확한 증거를 찾이 못했다며 사찰을 위해 보다 많은 시간과 유엔회원국들의 추가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관련,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여전히 금지된 무기들을 숨기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 한 이라크와 전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도 10일 기자회견에서 "광기의 세상에서 우리는보다 현명한 프랑스가 필요하다"며 "전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으며 EU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이라크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EU는 조만간 중동에 새 외교사절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자국이 병력과 항공기, 군함 등을 이라크 무기해제를 위해 사용할 수 있으나 이는 사찰단의 임무가 마무리된 후에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영국내 반전(反戰)정서로 인해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언급의 수위를 낮추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9일 내각회의에서 "유엔에보고서가 제출되는 27일이 최종기한은 아니다"며 "사찰단의 임무를 마무리하기 위해시간과 공간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를 비롯한 포르투갈의 주요 인사들도 10일 "전쟁은 억압과 테러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와의 전쟁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하.리스본 AP.AF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