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법원은 9일 아랍계 크네세트(의회)의원 2명에 대해 차기 총선 출마를 금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기각, 이들이 오는 28일 총선에 출마할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법원 11인 재판부는 아랍계인 아흐메드 티비 의원과 아즈미 비샤라 의원 그리고 아랍민족주의 정당인 발라드당의 총선 출마가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티비 의원에 대한 선관위의 총선출마 금지 결정을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또 비샤르 의원에 대한 선관위 결정은 7대4로 기각했다. 티비 의원은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극우 세력의 반민주적 책동을 저지해준"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비샤라 의원도 "정의가 존중됐다"며 "대법원이 의회 보다 더 민주주의적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논평했다. 선관위는 지난달 31일 발라드당과 이 당 소속 비샤라 의원이 이스라엘의 유대국가적 특성을 부인하고 이스라엘 대한 폭력을 조장했다며 총선 출마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는 또 하루 전 티비 의원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을 공개 지지했다는 이유로 총선 출마를 금지했다. 선관위의 당시 결정은 이스라엘 내 유대-아랍계 주민간 반목을 심화시킬 수 있는 `인종차별적' 조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와함께 군참모총장 출신인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에 대한 선관위의총선 출마금지 결정과 관련, 전역 후 총선 출마에 필요한 경과 기관을 채우지 못했다며 선관위 결정을 지지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민중 단체들이 입후보 자격에 이의를 제기한 유대 극우계 바루치 마르젤 후보의 총선 출마는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이날 결정은 각종 부패 스캔들로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아리엘 샤론 총리와 극우 리쿠드당에 또하나의 정치적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일간 하아레츠와 여론 조사기관인 다이얼로그가 7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드당의 당선 예상 의석은 지난주의 31석에서 27석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노동당은 처음으로 22석 벽을 깨고 24석으로 늘어났으며 시누이와 샤스당이 각각 17석과 1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우파 정당들은 크네세트 전체 120석 가운데 61석을, 노동당과 메레츠당및 기타 아랍계 정당들을 망라하는 좌파 진영은 4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19석은 시누이를 포함한 중도 정당들에 돌아갈 것으로 조사됐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