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9일 나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공식방문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1998년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 이후 5년만에 일이다. 그는 10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양국간의 행동계획(action plan)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그의 방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러-일간 협력방안이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즉각 포기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과, 한국 미국 중국과의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진 8개국(G8) 정상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정상은 푸틴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 밖에 없다는 점에서, 공동선언은 북한에 설득력있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두 정상은 또 회담에서 동북아시아 안전보장을 위해 남북한과 러시아, 일본, 미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신설 문제도 적극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하보마이 등 북방 4개섬에 대한 영토분쟁문제에 관해서도 의견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귀로에 극동의 하바로프스크를 방문,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대통령 전권대표 등과 만난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지난 2001년 여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베리아횡단철도여행에 동행하는 등 김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고이즈미 총리가 교착상태인 북.일 관계개선을 위한 모종의 역할을 요청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