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기복역수들이 캐나다동포 여류화가 강신영(55)씨의 지도로 교도소에서 그린 그림들을 오는 8일부터 15일까지 뉴욕 맨해튼의'갤러리 32'에서 전시한다. 10년 이상의 장기수인 이들은 경북 청송 교도소의 미술반 학생 7명으로 '백야'라는 주제의 자화상과 성경, 목탁, 과일 등 연필과 목탄을 이용해 그린 작품 45점을뉴욕 동포들에게 소개한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2000년 10월부터 매주 목ㆍ금요일에 재소자들에게 그림을 지도해 온 강씨는 "지난날 자신들의 잘못으로 어두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지만 성실함과 의지로 열심히 그린 그림을 선보이게 됐다"며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나오려는 이들의 의지를 사랑으로 보아달라"고 당부했다. 강씨는 또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자화상과 정물 등이지만 차차 수채화, 유화,조각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오는 2004년까지 전시계획이 짜여 있으며 2015년경에 이들이 모두 출소하면 더 큰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회 도록에 자신들의 실명과 생년월일 등을 모두 밝힌 재소자들은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하나아트갤러리, 11월 14일 광주시 무등예술관에서 그림을 전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미술반 학생들이 사용하는 도구와 재료들을 자비로 지원한 강씨는 이들에게 "남에게 빚지지 말고 한 달 잡비는 1만원 이내로 하라"는 등 8가지 기본수칙을 준수시키며 100여권의 필독서도 읽게 했다. 경희대 의대 출신으로 국내에서 산부인과병원을 운영하기도 했던 강씨는 1992년캐나다로 이민한 뒤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해 주로 한국의 호랑이를 그리고 있으며,현재 캐나다 야생동물예술회(CWAAG)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진 기자 yoo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