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전쟁 없이 이라크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을 암중모색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임박할 경우 아랍권 국가들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사임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아랍권 국가들은 이라크전쟁 우려감이 고조되면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고 사임요청도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랍국가들은 '후세인 제거'라는 미국의 전쟁명분을 사전 차단,대규모 민간인 사망 및 지역 기간시설 파괴 등의 막대한 손실을 막으려 한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움을 받아 이라크에 무혈쿠데타를 일으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엔테카브지가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러시아와 정책조율을 거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처로는 이집트 리비아 북한 쿠바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랍권의 중재노력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후세인 대통령이 스스로 권좌를 물러날 가능성이 희박하고,무기사찰에서 '중대한 위반'이 발견될 경우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강력한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은 5주간의 사찰에서 이라크가 대규모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를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찰단은 오는 27일까지 유엔안보리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