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회복세가 올하반기에 지탱되지 못한데 이어내년초에도 이렇다할 상승이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봄 미 주도로 가시화된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이라크전위협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최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경우 증시 소요와 잇단 기업회계 스캔들로 인한 타격이 소비세지속의 효과를 크게 잠식하고 있다면서 연방 지출과 저금리가 그나마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은 유로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휘청거리면서 미국에 비해 상태가 더 나쁘다고 진단했다. 모건 스탠리의 바톤 비그스 연구원은 "내년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진단하기 어렵다"면서 "한해 전에는 `아직 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나 올해의 경우 `아직 숲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장차 그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표현하겠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스테픈 로치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지난 2년간의 침체에서벗어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도 회복세가 신통치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메릴 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연구원은 더 어둡게 내다본다. 그는 "이라크전위협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 그리고 베네수엘라 총파업이 에너지가격 상승을 예고한다"면서 미 경제가 내년에도 본격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에 2.6%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주 "미 경제가 바닥에서 헤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진단은 더 암울하게 나온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유럽담당로렌조 고도노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다른 지역의 경제가 (먼저) 치고 올라와야 유로권도 회복된다"면서 유로권이 내년에 고작 1.3%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아시아 쪽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오랫동안 침체가이어진 일본의 경우 2002-2003년이 과거 몇년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관련해 일본 정부는 이 기간에 GDP가 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적이이보다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경우 내년에 성장이 7.3-7.5%로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다. 인도와 한국은내년에 5.9%와 5.1% 성장을 각각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고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권의 성장이 예상에 못미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아시아 신흥시장국들은 2002-2003년에도 눈에 띄는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