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새 대통령과 주지사 36명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내년 4월19일 실시된다. 나이지리아에서 민간 정부가 주관하는 선거가 실시되기는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지난 1983년 이후 20년만이다. BBC 인터넷판은 22일 20년만에 치러지는 나이지리아 대선과 관련, 올루세군 오바산조 현 대통령을 이어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군을 소개했다. 지난 99년 군부의 민정이양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오바산조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출마해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당선이 4년전처럼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BBC는보도했다. 당시 오바산조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던 북부 이슬람 세력의 지지를 이번에는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99년 민정이양 당시 남서부 기독교도 출신이라는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북부 이슬람 세력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권을 거머쥔 오바산조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이슬람세력과 거리를 둠으로써 재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북부 이슬람 세력을 대변하는 뚜렷한 후보가 아직 부상하지 않은 가운데 군부출신의 무함마두 부하리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같은 군출신의 이브라힘 바반기다는 대선 후보로 출마하지는 않겠지만 북부 이슬람 세력에우호적인 정치 지형을 만들기 위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북부.남서부 출신에 이어 알렉스 에쿠에메 전 부통령 등 동부출신의정치인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차례라며 대권에 도전장을 낼 준비를 하고 있어 이들이 대선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지역간 종교간 갈등으로 빈번히 발생해온 유혈 사태와 지난 선거 때에도기승을 부린 혼탁한 선거 양상이 이번에도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BBC는 내다봤다. 나이지라아에서는 오바산조 대통령 집권 기간에만 1만명 이상이 각종 유혈 사태로 목숨을 잃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어왔으며 이같은 혼란 양상이 선거에 악영향을미칠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INEC)는 원활한 선거 진행을 위해선거전에 등록 절차를 포함한 예행연습을 가질 예정이라고 BBC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