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통증을 잘 참지만 진통제의 효과는 여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 인터넷판에 발표된 2건의 연구보고서는 쥐 실험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신경세포의 표면에 있는 GIRK-2라는 단백질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남성은 진통제를 통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수단이 GIRK-2 하나 뿐이지만 여성은 이외에 또다른 수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통증은 칼륨 이온이 GIRK-2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갈 때 발생한다. 진통제는 GIRK-2에 달라붙어 칼륨 이온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통증을 소멸시킨다. 텍사스대학의 애드론 해리스 박사는 유전조작을 통해 GIRK-2가 결여된 일단의 쥐들을 만든 다음 보통 쥐들과 함께 알코올과 마리화나 같은 진통물질을 투여한 뒤 뜨거운 발판 위에 올려 놓았다. 그 결과 GIRK-2가 없는 쥐들이 보통 쥐들에 비해 통증을 빨리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IRK-2가 없으면 진통제의 효과가 차단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리스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다같이 GIRK-2가 없어도 암쥐들은 숫쥐들에 비해 통증 반응 시간이 늦었다. 이는 진통제가 GIRK-2 이외에 다른 통증차단 통로에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해리스 박사는 남성에게는 통증 진정수단이 GIRK-2가 전부이지만 여성은 통증차단 통로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의 이고르 미트로비치 박사는 또 다른 연구보고서를 통해 숫쥐들은 GIRK-2가 있는 쥐들이 없는 쥐들에 비해 통증을 더 잘 참는데 비해 암쥐들은 GIRK-2가 있으나 없으나 비슷한 통증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