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쿠웨이트에서 걸프전 이후 최대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하는 등 대(對) 이라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는 미국이`유엔결의 위반'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전쟁을막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WMD)개발 의혹시설에 대한 사찰활동을 계속했으며, 미국은 그간 독점해온 WMD 관련정보를 유엔사찰단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라크 전쟁 발발시 미군공격에 맞서 `인간방패' 역할을 할 아랍권의 자원자들이 바그다드로 속속 집결하고 있는 등 여전히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량파괴무기 보유설 반박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2일 유엔사찰단이 23일간 무기사찰활동을 벌였지만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면서미국은 "(사찰은) 이제 그만"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관영 INA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자위는 유엔헌장에명시된 정당한 권리"라면서 어떠한 미국 주도의 군사공격에 대해서 국가를 수호할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를 방문중인 벨로루시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침공이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엔사찰단이 지난 23일간 사찰활동을 벌여온 만큼 국제사회는 "이제 그만됐다"는 점을 미국측에 전달해야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후세인 대통령의 과학담당 수석보좌관인 아메르 알-사아드 장군은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영국이 지난 90년대 핵무기 의혹시설에 대한 낡은 사찰보고서를 근거로 이라크가 이달 7일 제출한 보고서의 `유엔 결의 중대위반'을 거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는 결코 유엔결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엔 사찰단원에게 사찰 장소를 안내하도록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 사찰활동 계속, 美 사찰단에 정보제공 이라크 유엔사찰단은 22일 우주연구센터를 포함한 이라크내 핵의혹시설 6곳에대한 사찰활동을 벌였다. 히로 우에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대변인은 우주연구를 맡고 있는 바그다드 인근 알-바타니사(社)에 대한 첫 사찰활동을 벌인 후 이 회사는 우주비행기술과 우주광학, 대기권연구, 원격탐사 등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고 특히 알-사모우드 미사일에 원격측정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날부터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시설을 추적하기 위해유엔 무기사찰단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한 관리는 "이라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무기 공장 및 시설에 대한 위치 정보를 사찰단에 제공했다"면서 "(정보공유)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운영하는 이라크 최대 일간지 `바벨'은 미국과 영국이 제공했다는 정보는 의미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 아랍권 `인간방패' 자원자 이라크 집결 한편 이라크 집권 바트당의 고위관리는 AFP통신 기자에게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인간방패' 역할을 할 아랍계 자원자들이 바그다드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최근 이라크와의 아랍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다마스쿠스와 카이로에서 각각 열린 범아랍계 회의 참석자들이 인간방패를 위한 자원자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면서 "이 자원자들은 민감한 장소에 배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21일부터 이라크 국경지와 인접한 쿠웨이트 사막에서 수천명의 병력과 수백대의 장갑차 등을 동원, 실탄사격 연습을 동반한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바그다드.암만 AFP.AP.dpa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