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러시아 등 중동평화를 중재하기 위한 `4자 회담'이 20일 백악관에서 열렸으나 미국의 반대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일정을 담은 새 중동평화안 발표 시기에 합의하지 못했다. 4자 회담후 발표된 성명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면서 팔레스타인의 국가건설과 이스라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평화정착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평화안을 언제 발표할 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성명은 팔레스탄인의 대(對) 이스라엘 테러를 비난하는 동시에 이스라엘 군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물론 유엔 구조 요원들의 사망을 초래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등 자치지역에서의 경계활동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백악관 회담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EU를 대표하는 페르 스티그 몰러 덴마크 외무장관,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을 위해 EU측은 크리스 패튼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과 하비에르 솔라나 외교안보정책대표도 파견했다. 앞서 몰러 장관은 4자회담에 들어가기전 덴마크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부시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위한 `2개의 별도 국가 건설안'에 대해 지지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당초 이날 새 중동평화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28일 이스라엘 총선이 끝난 이후로 연기해 달라는 이스라엘의 집요한 로비공세로 발표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중동평화안은 오는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에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하에 3단계로 추진되는 구상이다. 중동평화안 발표가 연기된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요원들이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민이 탑승한 차량에 사격을 가하는 등 폭력사태가 재연돼 유대인 정착민 1명과 팔레스타인 무장요원 1명이 숨졌다. (워싱턴.가자시티 AFP.dpa=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