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중도사퇴와 조기대선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 총파업이 19일째로 접어든 20일에도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역에서 수십만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 반정부 시위를 벌여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총파업 시위가 계속되자 러시아, 이란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협력을 요청하는 등 외교적 힘을 빌은 위기돌파에 나섰다. 카라카스 시내 도로를 점거한 시위 군중은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며 반 차베스 구호를 외쳤다. 파업 지도부는 이날 군중을 카라카스 중심부에 해당하는 베네수엘라 광장으로 집결시켜 `대행진', `카라카스 접수'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당수 주유소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대규모 시위로 인해 평소에 차량의 이동이 많은 번화가는 물론 시내 대부부의 지역에서 차량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반 차베스 시위와 동시에 차베스 지지 시민 5천여명도 카라카스 동부지역에서 자체 집회를 갖고 반 차베스 시위대에 맞섰다. 전날 카리브해 연안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국가경비대 병력이 반 차베스 시위대에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최소한 27명이 부상했다. 파업사태를 강행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 이사진은 대법원의 사업장 복귀 명령에 불복, 파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국영 TV 방송에서는 석유 수송 차량이 무장병력의 호위를 받으면서 수도 카라카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전국석유판매업협회의 후안 바케로 의장은 카라카스 시내 주유소 가운데 80%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모하메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파업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계자가 전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민의 도움을 받아 지혜와 인내로써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이번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주재 러시아 대사도 차베스 대통령을 만나 파업사태를 논의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유조선 지원을 요청했다"고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계속되는 총파업으로 석유산업이 마비, 지난달만 해도 하루 3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생산이 하루 30만배럴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다시 해군은 유조선 강제 접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으로 세계 5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정유시설 및 운송분야의 파업으로 국내에서도 극심한 석유난에 시달리고 있다. (카라카스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