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가 보유무기실태를 전면 공개해야 하는 유엔에 대한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함으로써 對이라크 전쟁의 촉발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날짜 인터넷판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라크의 무기실태보고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첫 구체적인 평가에서 이라크는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현재 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군사력으로 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이 유엔 안보리에 사찰경과를 보고하는 1월 27일 직후 전쟁에 돌입할수 있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는 국제사회에 순종하지 않고 도전함으로써 그에 따른 결과에 직면할 날이 더 가까워졌다"면서 "(무기실태보고서는) 우리를 평화적인 해결쪽으로 움직이도록 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도 호전적인 분위기가 분명해지고 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라크는 충돌에 한걸음 다가섰다고 경고하고 "방아쇠 하나는 이미 당겨졌으며 어떤 의미에서 이라크는 다른 방아쇠에도 손가락을 걸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파월 장관과 미국 관리들은 이라크의 보고서가 이미 유엔에 제공된 정보를 재탕한 것이며 무기사찰단의 이전 보고서 복사본이라고 혹평하면서도 미국은 우선 사담후세인이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사찰단에 더 고분고분 순종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무기사찰단은 미국과 영국이 안보리에 정기적으로 더 자주 보고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더 많은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장관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보고서에서 누락시킨 내용을 수정하기 원한다면 과학자를 포함한 이라크 엘리트들과 핵무기 및 화학. 생물무기시설들에 관해 인터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훨씬 더 공격적인 사찰체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렇지 않을 경우의 결과를 알기쉽게 설명했다. 美 국방부 관리들은 5만명의 미군 추가병력이 1월 초 걸프지역에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릭스 사찰단장은 19일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무기실태보고서에 관해 보고한후 "대량파괴무기에 관해 증거가 될만한 것은 보고서에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핵 전문가들은 누락된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라크는 1991년 이후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런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보고서는 또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겨자가스와 탄저균, 신경물질 재고에 관해 3년전에 제기했던 우려들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다. 파월장관은 탄저균 약 2만6천t이 설명되지 않았으며 우라늄 원심분리에 이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관을 조달하려 했던데 대해서도 만족할만한 설명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관들은 미국이 이처럼 요구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진짜로 전쟁을 준비하면서 사담 후세인이 보유무기실태를 더 털어 놓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한 두가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핵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전면적으로 털어놓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엉터리보고서가 블릭스 사찰단장으로 하여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과 무기 사찰요원들의 관심은 이제 이라크 과학자들과의 인터뷰로 옮겨지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망명 이라크 과학자들이 과거에도 이라크의 무기계획을 확인하는데 가장 좋은 소식통이었던 것으로 믿고 있다. 파월 장관은 미국 전문가들이 이라크 정부가 평화적 무기계획이라며 제출한 보고서에서 불법무기개발에 관한 정보를 추려내기 위해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