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중도사퇴와 조기대선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 총파업이 18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베네수엘라 전역은 연료와 생필품 등의 부족으로 점점 절망상태로 치닫고 있다. 국영석유회사(PDVSA)와 민영 오리노코제철(시도르) 등 기간산업의 파업에 이어운송노조마저 장기파업에 돌입하면서 연료와 생필품 수송길이 막히자 차베스 대통령은 19일 식량과 연료 수송을 위해 민간 차량과 선박, 항공기 등을 징발하는 내용의긴급 대통령령을 선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파업의 장기화로 석유생산량이 93% 이상 감소하면서 수도 카라카스 일대의 주유소 70% 가량이 기름이 고갈된 상태인데다 우유와 빵, 의약품 등 생필품 부족에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 차베스 정권과 반정부 세력간 대치가 심화할 경우 유혈폭동 등 최악의 사태까지 예상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중남미의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 탄생기념일을 맞아 자신의 추종세력들에 대한 연설에서 "체제 전복세력에 맞서 `혁명정신'을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카라카스 치안권을 알프레도 페나 민선시장과 헨리 비바스 경찰청장에게 돌려주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거부한 채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수도 치안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베스는 페나 시장과 비바스 경찰청장이 자신에 반발하며 반차베스 세력과의연대를 천명하자 지난달 16일 군 병력을 전격 투입, 수도 치안을 장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PDVSA 이사진을 `쿠데타 음모를 지닌 석유엘리트들'이라고단정하고 "파업에 가담한 경영진을 깨끗하게 물갈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 주도세력인 동시에 반차베스 진영의 지도자인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상공인연합회(페데카마라스) 회장은 "민간 운송수단 징발령은 국민재산을사유화하려는 발상"이라며 "차베스가 국민의 요구에 굴복할 때까지 총파업은 지속된다"고 역설했다. 파업 지도자들은 또 "국민의 기본 생필품은 충분히 지급되고 있는 만큼 상점과은행, 기업들은 파업에 동참하고, 파업 가담자들은 고속도로를 차단해 운송을 저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주기구(OAS)의 중재노력이 차베스측의 `완강한 버티기'로 빛을 발하지못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러시아 등은 양쪽의 극한대치가 대규모 폭력사태로 비화하기 전에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