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가 17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8일 파업중인 석유 노동자들을 베네수엘라의 석유기반 경제를 파괴하는 반역자들로 규정하는 한편 식량과 가스 운송 수단을 확보하기위해 개인 소유의 트럭, 항공기 등을 징발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반면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차베스 대통령에게 지난달 알프레드 페냐 카라카스시장으로부터 박탈한 경찰병력에 대한 지휘권을 이관하라고 판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운동장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항상 경계하고 우리의 혁명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파업가담자들이 반역에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원하는 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지난 8일 개인 소유 트럭들에 가스를 운송하도록 명령한데 이어 이날 관리들에게 트럭과 선박, 항공기 등 가스와 석유, 식량을 운송할 수있는 개인 재산에 대해 일시적 징발을 허가하는 포고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앞서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이날 차베스 대통령에게 카라카스의 경찰병력에 대한 지휘권을 알프레드 페냐 카라카스 시장에게 다시 이관시켰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그에 반대하는 페냐 시장 휘하에 있는 경찰 지휘권을 군으로 이관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반대파들은 즉각 반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전국으로 방영된 대법원 판결은 차베스 반대파들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고있으며 특히 9천여명에 달하는 경찰병력을 장악하려는 차베스 대통령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게됐다. 대법원은 군 병력에 대해 향후 15일간 현재 장악하고 있는 경찰관서를 비워주는등 경찰권 이양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과거 차베스 대통령 밑에서 군 참모총장을 지낸 페냐 시장은 최근에는 가장 강력한 반(反) 차베스 인사로 부상했으며, 반 차베스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동참의사를 표시한 카라카스 경찰당국이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의 시위를 방해한 것은 물론 반정부 세력의 시위를 방관하자지난달 "경찰이 무정부 상태에 빠져 치안을 악화시켰다"며 국가경비대에 시내 10개경찰서를 접수하도록 지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헨리 비바스 카라카스 경찰국장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곤살로 산체스 델가도 전(前) 경사를 임명했으나 비바스 국장은 사임을 거부한 채반차베스 시위대열에 합류했으며 경찰 주요 간부들도 산체스 델가도의 지휘를 거부하고 있다. 페냐 시장은 대법원 판결직후 "정상을 회복하는 조치"이며 "시장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번 판결에 대한 차베스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과거 대법원은 차베스 정부의 조치를 추인하는 `고무도장'으로 인식돼왔으나 최근 몇건에 걸쳐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판결을 내려 관심을 모아왔다. 페냐 시장과 비바스 국장은 현재 산체스 델가도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도제기한 상태다. 한편 지난 2일부터 반 차베스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대세력들은 이날 카라카스주요 고속도로 및 간선도로의 통행을 차단하는 등 차베스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의 강도를 높였다. 이번 파업으로 이미 베네수엘라의 최대산업인 정유산업이 마비된 가운데 석유비축분이 고갈되고 있으며 주유량을 제한하는 할당제가 시작됐다. 베네수엘라 에너지부는 이날 각 주유소에 명령을 시달, 차량 1대에 1달러에 해당되는 양만 팔도록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현재 이 나라 주유소의 약 40%가 문을 닫은 상태이며 문을 연 주요소의 경우에는 주유 대기 차량이 1-2㎞의 대열을 이루고 있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이날 시위대가 고속도로 점거 등 시위의 수위를 높여가자 고무탄 발사 등 강경진압에 나섰다. 특히 파업사태 장기화에 따라 군이 파업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관측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있다. 앞서 16일 군 총사령관 훌리오 가르시아 몬토야 대장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민에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석유산업을 마비시키고 있는 이번 총파업이 단순한 파업을 벗어나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행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카라카스 AP.AFP.dpa=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