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가 제출한 대량 살상무기 보유실태 보고서가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對)이라크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19일(현지시간) 이에 관한 1차 평가를 실시할 방침이어서 귀추가주목된다.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을 통해 이라크 보고서 검토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유엔 평가 내용은 궁극적으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 명령이 발동될 지여부를 결정짓는 잣대로 작용하게 된다. 앞서 유엔은 지난 7일 이라크로부터 제출받은 1만2천쪽 분량의 보고서를 넘겨받은 뒤 그 사본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에 넘겼다. 이에 따라 이들 상임이사국은 UNMOVIC 및 IAEA와 더불어 보고서의 어떤 부분이핵 비확산 조약에 위반되는 지에 관한 의견을 각각 제출했으며, 이라크에 물자를 공급한 외국 기업들의 명단도 작성됐다.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에는 당초 지난 17일 민감한 내용이 삭제된 3천쪽 분량의요약본이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배포 시기가 이번 주말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7일 러시아 일간지와 가진 회견에서 "UNMOVIC가 이번 주말까지 안보리 전체 이사국에 보고서 요약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러나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는 중대한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아난 총장은 "이번 회의는 유엔 사찰단이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관련 문서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실질적인 분석은 추후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라크의 무기개발에 관여한 과학자들을 가족과 함께 이라크 밖으로 데리고 나와 심문을 벌일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문제는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난 총장은 "사찰단이 이라크 과학자들을 면담하기를 바란다면 이라크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물론 사찰단이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유엔본부.모스크바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